소아천식 예방·치료
아이들 ‘거친 숨소리·가슴 통증’땐 의심을
5월 첫 번째 화요일인 4일은 세계 천식의 날이다. 천식환자는 지난 수십 년간 전 세계적으로 10년마다 50%씩 증가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급증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천식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현실이다.
수영 국가대표 박태환 선수는 5세 때 천식 치료를 위해 수영을 시작했다. 천식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꾸준한 관리와 조절이다. 면역치료나 패치 형태의 약물치료 등 새로운 치료법의 개발로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 순천향대학교 천안병원 소아과 박준수 교수의 도움말을 통해 소아 천식에 대해 알아본다.
△정의=기도 염증에 의해 생기는 만성 호흡기 질환의 일종. 염증에 의해 기도가 좁아져 폐로 들어가는 공기를 차단하게 돼 숨쉬기가 어려워진다. 염증은 약물 치료나 또는 치료를 받지 않아도 증상의 호전이 가능하다.
박 교수는 “우리나라 소아·청소년이 병·의원을 찾는 가장 흔한 원인 중 하나가 호흡기 증상 때문이며 이 호흡기 증상의 중요한 원인 중 하나가 바로 천식”이라고 밝혔다.
△증상=기침이 심하고 천명(숨을 제대로 쉬지 못하고 쌕쌕거리는 소리), 가슴을 죄는 것 같은 느낌(흉통) 등을 호소한다. 이 같은 증상은 특히 밤이나 운동(활발한 움직임) 후 잘 나타난다.
△소아·청소년 시기 주요 3대 만성질환이라는데=박 교수는 “이 시기가 바이러스 감염, 특히 감기나 독감에 잘 걸리는 시기이기 때문”이라며 “염증이 기도의 경련을 초래해 좁아지게 하는데 이는 감기, 독감 등 바이러스 감염이나 알레르겐(집먼지 진드기, 꽃가루, 곰팡이, 애완동물 등 알레르기 원인 물질) 접촉, 찬 공기, 담배연기 노출, 운동 후에 주로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한국천식알레르기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5세 이하 4명 중 1명이 천식환자이며 소아과학회는 13%가 천식환자라고 발표했다. 에피네프린이나 스테로이드 등의 개발로 치료가 용이해졌으나 천식환자가 신종 인플루엔자나 최근 유행하는 B형 독감 등에 걸리면 심한 호흡곤란이나 치명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박 교수는 “예전에는 사망률도 높고 중환자실 신세를 지는 경우도 많았다. 치료하면 좋아지지만 방심은 금물”이라고 조언했다.
△요인=환경적·유전적 요인으로 나뉜다. 부모 모두 천식을 앓으면 2세에게서 50% 이상 가능성이 높다. 유전적으로 천식 체질을 지닌 사람이 환경적 요인과 접촉이 잦을 경우 발병 가능성이 높다.
환경적 요인은 알레르겐(진드기, 꽃가루, 곰팡이, 애완동물 등 알레르기 유발물질)에 반복 노출되는 경우 또는 라이노 바이러스나 RS 바이러스, 독감 바이러스 등 호흡기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경우 악화된다.
자동차 매연, 담배연기 등 대기오염 요인도 천식을 악화시킨다. 일교차가 크거나 습도와 온도 차이가 심한 시기도 증상 악화에 유의해야 한다.
△유병률=박 교수는 “아토피 피부염이나 비염보다는 낮지만 9세 이하에서 병원을 방문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천식”이라며 “천식 증상을 경험한 어린이 수는 1980년대 5%에서 2000년대 들어 약 13% 이상으로 급증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우리나라 천식환자는 약 200만, 천식으로 인한 사망자만 3000-4000여 명에 달한다는 추정이다. 대한 소아 알레르기 학회는 천식 치료를 위해 쓰이는 의료비가 연간 2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증상 악화=박 교수는 “천식은 일정 주기가 있다”고 말했다. 천식 악화 현상은 수주에서 수개월 간격으로 아무런 경고 없이 발생된다. 박 교수는 “증상이 악화되면 잠도 못자고 먹지도 못하고 앉아 있지도 못하고 심하면 생명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약을 써도 증상이 호전 안 될 때는 지체없이 병원으로 와야 한다”고 조언했다.
△악화 상황 응급처치=박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일반적인 방법과 약물 사용으로 나뉜다. 일반적으로는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키고 따뜻한 물을 마시게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환자를 앉혀서 심신을 안정시키는 것이며 안정된 상태로 구급차를 기다린다. 약물 사용은 반드시 의사 처방에 따라야 한다.
박 교수는 “운동 후나 야간에 갑자기 나빠지는 경우가 많으므로 약물 사용과 심신 안정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전했다.
△완치는=1주일에 기침 등 증상이 2일 이상 지속되지 않고 약물도 2일 이상 사용하지 않고 폐기능이 정상일 때, 일상에 영향이 없을 때 또 6개월에 1회 이상 악화 현상이 생기지 않을 때는 단계별 약물 사용 조절만으로도 정상 생활이 가능하다.
△예방=운동 유발성 천식의 경우 운동하기 15분 전 약물을 사용하면 정상 활동이 가능하다. 계절적으로는 개학 후 집단생활이 시작되는 3월과 4월, 환절기인 9월에 특히 라이노 바이러스, RS 바이러스 등의 감염에 유의해야 한다. 담임교사와 양호교사에게 고지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주변의 철저한 금연과 외출 후 손 씻기와 양치질, 적당한 운동, 정상체중 유지, 실내 청결, 공해·황사 유의, 의사 처방에 따른 약물 사용, 꾸준한 치료와 관리 등 기본적인 것들만 잘 지켜도 증상 호전에 도움을 얻을 수 있다.
박 교수는 “천식은 꾸준히 관리만 잘 한다면 정상인들과 같이 운동하고 생활하는 데 무리가 없다”며 “최근에는 새로운 약물이나 치료법이 개발돼 예전처럼 공포스러운 질병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황해동 기자 happy2hd@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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